LA ZOMBIE: The Movie That Would Not Die Bruce LaBruce
페레스프로젝트는 브루스 라브루스(1964년, 캐나다 사우스햄튼)가 페레스프로젝트와 함께하는 첫 개인전 ≪LA 좀비: 죽지 않는 영화(LA ZOMBIE: The Movie That Would Not Die)≫를 개최하며, 이 전시는 캔버스로 된 신작과 프랑소와 사가트(Francois Sagat)가 주연을 맡은 라브루스의 최신 영화 「LA 좀비(LA Zombie)」의 프리뷰로 구성되어 있다.
8월 8일 토요일.
나는 이제야 내가 왜 영화제작을 사랑하는지 기억해냈다. 어떤 다른 활동이 당신에게 하루 안에, 그것도 두 번 이상 체념과 승리감을 경험하게 할 수 있을까? 제이슨은 그의 믿음직한 닷선 차에 나를 태웠고, 우리는 제작사가 위치한 윌셔(Wilshire)의 로프트로 향했다. 에어컨이 고장났고 모든 사람들이 열 수 있는 창문 없이 머무르는 그곳은 꽤나 찝찝한 분위기였다. 일요일 밤에 촬영할 대형 차량 충돌 장면의 촬영이 토팡가 캐니언(Topanga Canyon)으로 장소가 바뀌었고, 이로 인해 우리는 또 다른 날 로스앤젤레스의 다양한 장소에서 하루 종일 노숙자 차림과 에일리언 좀비가 된 프랑소와를 모두 촬영할 기회를 얻었다. 가끔 재앙은 기회로 바뀌기도 한다.
우리는 경험 많고 훌륭한 조감독을 이미 섭외했지만, 그는 촬영 일주일 전에 보수가 있는 작업을 맡게 되면서 그만두고 말았다. 이 프로젝트에 적은 돈을 받거나 무급으로 일하고자 지원한 많은 사람들은, 다른 일이 생기면 거절할 여유가 없어서 파리떼처럼 떨어져 나갔다. 아마도 그것은 경제 상황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경제적 재앙은 또한 왜 로스앤젤레스에 전보다 더 많은 노숙자가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실제로 조감독이 없었던 오늘의 촬영은 꽤 혼란스러웠다. 라즐로와 나는 기본적으로 일을 혼자서 하기에 조금 산만했다. 적어도 우리는 워키토키와 GTS를 갖고 있어서 이동과 촬영 장소를 찾는 것이 훨씬 더 수월했다. 그래서 오늘 아침 우린 “메세지 잘 받았다, 친구들”, 그리고 “알겠다” 등의 무전 대화를 나누면서 우리의 작은 차를 타고 출발했다.
첫 번째 장소에서는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길가의 철조망 울타리를 따라 폐품을 줍는 섹시한 노숙자 프랑소와가 등장한다. 나는 최근 처음으로 아녜스 바르다(Agnes Varda)의 「이삭줍는 사람들과 나(Agnes Varda The Gleaners and I)」를 보면서 이 캐릭터의 노숙자적 면모를 부각하는 것에 대해 영감을 얻었는데, 이는 폐기물과 쓰레기를 줍고, 말하자면 사회의 잔해를 깨끗이 치우는 이들에 대한 성찰이 된다. 실제로 나의 마지막 영화인 「엽기좀비 오토(Otto; or, Up with Dead People)」 또한 노숙자 좀비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바르다의 영화 「방랑자」에서 영감을 받은 부분도 있다. 결국 나는 하나의 아이디어에 집착하는 편인 것 같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포르노가 될 것이다. 꽤나 괜찮지 않은가?
다음 장소는 로스앤젤레스 강 하류다. 우리는 게릴라 방식으로 허가 없이 촬영했는데, 허가를 받는 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스앤젤레스 동쪽으로 이어지는 다리 밑 6번가 산타페 애비뉴(Sante Fe Ave)의 터널을 따라 내려가려고 하는데, 강 입구에 경찰 두 명이 자전거에 앉아 있었다. 라즐로와 로버트, 그리고 나는 상황을 살피려 아래로 내려갔으나, 우리가 경찰에게 인사를 건네자, 그들은 그저 그곳에 있는 마약 중독자들을 조심하라고 경고하기만 했다! 나는 마약쟁이들보다 경찰 때문에 더 걱정된다고 말할 용기가 없었다. 우리는 그들에게 며칠 간 촬영 허가를 받았으며, 단지 테스트촬영을 하러 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경찰들은 떠났고 우리는 팀 전원을 데리고 와서 느릿느릿 흐르는 콘크리트 강변을 따라 정처없이 돌아다니면서 로스앤젤레스를 촬영했다. 심지어 프랑소와가 바지를 벗고 강에서 씻는 모습도 촬영했는데, 그건 정말 굉장했다. 마치 고(故) 파라 포셋(Farrah Fawcett)이 ‘플레이보이’를 위해 찍었던 영상 중 하나 같았다.
8월 9일 일요일
자, 이건 정말 믿기 어려울 것이다. 오늘은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인, 산길에서 차가 충돌하면서 일어나는 여파를 다룬 장면을 촬영하기로 예정된 날이다. 이는 순전히 무모한 시도였는데, 물류적으로 악몽 같은 상황이며 우리의 쥐꼬리만 한 예산으로는 진행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어떻게든 강행했다. 다행히 우리의 첫 외딴 산 촬영지는 토팡가 캐니언의 비교적 덜 외진 장소로 대체되었다. 우리의 윌셔 본부에서 고속도로로 1시간 30분 정도의 거리이지만, 우리가 산에 올라간다면 핸드폰 신호가 잡히지 않아 문명과 단절된다. 우리의 섹시한 아트 디렉터인 스티브가 두 대의 트럭을 빌렸다. 한 대는 사고 이전 장면을 위해, 그리고 다른 한 대는 사고 이후 장면을 위한 것이었다. 후자의 사고 차량은 폐차 처리 회사를 운영하는 미치광이 프랑스인이 촬영지로 끌고 왔다. 나는 다크 앨리(Dark Alley)에서 일하며 촬영 비하인드 영상을 찍는 부드러운 말씨의 쿠바인 루이스와 함께 촬영지로 이동했다. 뒷좌석에는 당연히 우리의 모델 프랑소와와 함께 콜럼버스에서 온 귀엽고 매력적인 어린 포르노 스타 로코 조반니(Rocco Giovanni)가 타고 있었다. 토팡가 캐니언으로 가는 길, 모든 것이 가볍고 즐거워 보인다. 그러나 그들 앞에 어떤 끔찍한 일이 기다리고 있는지는 모른다...
≪LA 좀비: 죽지 않는 영화(LA ZOMBIE: The Movie That Would Not Die)≫는 2010년 4월 24일까지 페레스프로젝트(주소: Schlesische Str. 26)에서 개최된다. 운영시간은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예약제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