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the Zero Group Show
페레스프로젝트는 조 브래들리(Joe Bradley), 리타 아커만(Rita Ackermann), 데이비드 아다모(David Adamo), 댄 콜렌(Dan Colen), 테렌스 코(Terence Koh), 네이트 로우먼(Nate Lowman), 앤드류 로저스(Andrew Rogers), 딘 사메시바(Dean Sameshima), 아가테 스노우(Agathe Snow), 대시 스노우(Dash Snow)가 참여하는 단체전 ≪비욘드 더 제로(Beyond the Zero)≫를 소개한다.
“변증법, 행렬, 원형 모두 때때로 프롤레타리아 피, 체취, 식탁 너머로 들리는 무의미한 비명, 속임수와 마지막 희망으로 다시 연결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이 먼지투성이의 드라큘라리티(Dracularity), 서구의 오래된 저주가 될 것이다…”
– 토머스 핀천(Thomas Pynchon), 『중력의 무지개(Gravity's Rainbow)』
서구의 오래된 저주는 코린트식 기둥 위, 위대한 아테나의 왕좌에 자리 잡고 있으며, ≪비욘드 더 제로≫는 아테나의 표면을 덮고 그녀의 모습을 희미하게 만드는 독이다. 시간, 그리고 역사와 아름다움, 형태의 폭정에 맞서는 초기 혁명으로, ≪비욘드 더 제로≫는 옛 아테네에 대한 쿠데타다. 서구 몰락을 새로운 역사의 여파로 재구성해, 각기 독자적 규칙과 논리에 따라 펼쳐지는 대체 우주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비욘드 더 제로≫는 하비에르 페레스(Javier Peres)가 아테네 케라메이코스(Keramikos) 지역에 마련한 페레스프로젝트 임시 공간에서 열리는 두 개의 단체전 중 첫 번째이다. 이 전시는 아테네의 최초 비엔날레 ≪아테네를 파괴하다(Destroy Athens)≫와 함께 진행된다.
일반적인 단체전에서는 주제별 배치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대체로 그래야만 한다. 큐레이팅을 시도하는 것이 의미 없다는 건 아니지만, ≪비욘드 더 제로≫의 경우 장소 자체가 주 원동력이다. 참여 작가 중 한 명을 제외한 모든 작가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뉴욕의 촘촘한 모세혈관 같은 미술 시장에서 작품을 끌어내어, 세계의 현자면서도 여전히 비밀스러운 도시 중 한 곳으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색색의 줄무늬 양말 옆에 놓인 으깨진 청동 토마토(데이비드 아다모), 짙은 오징어 먹물이 순환하는 몽환적인 플렉시글라스 분수(아가테 스노우와 리타 아커만), 미국 남부의 숭고하지만 은밀하게 퍼지는 칡 나무 사진(앤드류 로저스), 거의 고장 난 색소폰(댄 콜렌과 네이트 로우먼) 사이의 추후 상호작용은 하나의 주제를, 특히 그리스적 맥락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여러 주제를 만들고 아마도 다른 주제를 비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