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coming: A Window of the Self Group Show
페레스프로젝트는 영국 및 가나 예술가 조셉 아우아 달코(Joseph Awuah-Darko, 1996년 영국)가 기획한 전시 ≪되어가기: 자아의 창(The Becoming: A Window of the Self)≫를 개최한다. 베를린 공간에서 선보이는 이번 그룹전은 모볼라지 오군로소예(Mobolaji Ogunrosoye, 1991년 나이지리아), 마쿠 아주(Maku Azu, 1986년 가나), 우스만 바(Ousmane Bâ, 1988년 프랑스), 조셉 아우아 달코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회화, 사진, 콜라주, 조각 그리고 태피스트리를 포함하여, ≪되어가기≫은 전통적인 자화상의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자아에 대한 다채로운 탐구를 전개한다. 추상주의, 구상주의, 초현실주의, 아프로-퓨처리즘과 관련하여 예술가들은 우분투(Ubuntu) 정신이 가미된 관점에서 자기반성에 접근한다. "나는 당신이 있기에 존재한다.”로 요약되는, 사하라 이남의 철학적 핵심 개념은 개인과 공동체 사이의 상호의존을 인간다움의 근간으로 인식하고, 개인의 주체성이 충족되기 위해서는 집단에 의존한다고 주장한다. 전시를 통해 작가들은 개인적인 역사와 문화적 유산을 엮어 자아의 유동성과 정체성의 다양성을 다룬다. ≪되어가기≫에서 자신의 삶과 경험에 대한 성찰은 자기 몰입과 동일시되지 않는다. 종종, 전시된 작품에서 자아 발견은 타자와 대면하고, 대대로 내려오는 기술들 혹은 외래의 기술들을 차용하며, 더 넓은 사회적 구성물들과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 발생한다.
마쿠 아주의 강렬한 색채와 만화경 같은 초상화와 자화상에는 세심한 손에 의해 칠해진 다양한 색의 두꺼운 물감 고리들이 임파스토(Impasto) 기법으로 이뤄진 표면을 구성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멀리서 바라본 형상들은 우리 내면의 혼란을 마그마 같은 물질로 변환시키는 복잡한 붓질들의 얽힘으로써 드러난다. 불안정성을 포용하는 카타르시스적인 자기 성찰의 과정에 참여하며, 아주는 진정한 자아와 우리에게 가해지는 사회적인 힘 사이의 긴장을 탐구한다. 그리고 이것은 두 개의 <무제: 머리를 가진 청동 자화상>(2023)으로 나타난다.
모볼라지 오군로소예의 작업은 사진과 콜라주를 결합하여 다층적인 초상화로 구성된다. 흑백과 컬러 인쇄물을 오려내어 자아의 왜곡과 뒤틀림을 구체화하는 구불구불한 모양의 잘린 부분을 만들어 내면서 그녀의 손에서 사진은 조각으로 변형된다. 오군로소예는 그녀의 동료 여성들의 묘사를 파편화하고 재구성하여 현대 아프리카 사회에서 여성의 신체가 어떻게 표현되는지 탐구하고 나이지리아 여성으로서 자신의 다면적인 경험을 발굴한다.
도쿄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우스만 바는 일본의 목판화와 염색 기법 카타조메(Katazome)를 결합한 작업을 선보이는데, 이는 특히 유목주의(Nomadism)와 관련된다는 점에서 그의 출신인 세네갈 풀라니(Fulani)족 유산과의 연결성을 보여준다. 춤추고, 넘어지고, 포옹하고, 싸우는 와중에 포착된 우스만 바의 실루엣은 움직임, 주체성, 자기규정을 연상시킨다. 그가 잘라 오려낸 것들은 전통적으로 예술에서 경시돼 왔던 신체를 표현하며, 애벌칠이 된 흰 캔버스에 콜라주 되어, 때로는 염색된 천 조각들로 장식된 채, 마치 무중력 상태처럼 표현돼 평온함과 조화를 추구하는 작가의 마음을 전달한다.
가나의 전통 의상이자 허리에 두르는 천인 켄테(Kente)에서 영감을 받은 조셉 아우아 달코의 매력적인 태피스트리는 작가의 정신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초현실주의를 바탕으로 작가는 굽이진 무의식적 흐름을 발굴하고, 시간의 흐름에 대한 구체화된 경험을 만들어 내며, 직조 행위 자체가 치유의 과정으로 작용한다. 아우아 달코는 전통적인 재료와 기법을 통해 동시대 언어에 형태를 부여하는 동시에, 애니미즘이 깃든 보편적이고도 개인적인 상징으로 구성된 언어들을 만들어 낸다. 각각의 경험은 실재하든 은유적이든 태피스트리로 짜여 ‘되어가기(Becoming)'를 향한 비선형적 성장의 감각을 전달한다.
≪되어가기≫에는 공동체와 상호연결성의 아이디어가 반영되어 있으며, 이 아이디어는 아프리카 대륙과 디아스포라적 차원에서 동시대 아프리카 예술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아우아 달코가 설립한 가나 최초의 아티스트 레지던시인 놀도르 아티스트 레지던시(Noldor Artist Residency)의 예술가들을 이 전시를 위하여 한자리에 모을 때 처음부터 영향을 끼쳤다. 그의 전시 기획과 관련하여 아우아 달코가 말한 것처럼, “≪되어가기≫에서 예술가들은 문화적으로 풍부한 아프리카의 태피스트리를 선보이는 동시에 그것의 경계를 확장한다. 이들은 아프리카적 경험에 대한 고정관념을 거부하며 개인과 집단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무수한 내러티브를 포용하는, 보다 포괄적이고 미묘한 이해를 지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