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ween Starshine and Clay Kiyan Williams
페레스프로젝트는 키얀 윌리엄스(1991년생, 미국 뉴저지)의 국내 첫 개인전 ≪별빛과 진흙 사이(Between Starshine and Clay)≫를 개최한다.
전시장 중앙에 걸린 조각 작품 ‘Between Starshine and Clay’(2022)는 금속 격자무늬 형태에 매달려 있는 단단하게 굳힌 흙과 사암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치 고고학 발굴 현장에서 일일이 발굴해 낸 것 같은 조각들은 미동도 없이 멈춰 있는 듯 보인다. 그로부터 느껴지는 고요함은 한때 하나였던 물체가 산산조각 나 여러 부분으로 찢어졌지만, 현재 전시장의 예술 작품으로서 다시 모여 새로운 변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음을 암시한다. 조각들을 살펴보면 사람의 얼굴이나 손 등 인간 신체의 일부를 암시하는 부분을 찾을 수 있지만, 사실 윌리엄스는 하나의 완벽한 인물 형상을 구현하는 방식을 거부한다. 결과적으로는 추상과 구상 그 사이에 머무르며, 관객이 그들 자신의 몸과 조각의 일부를 함께 맞춰보며 작품과 신체에 대해 탐구하고 판단할 기회를 차단한다. 또한 완전한 추상이 근본적으로 객관적이라는 관념을 깨뜨리기도 한다. 이 작품은 실제 작가의 몸을 본떠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구상 작품으로 분류되지 않도록 여러 조각으로 쪼개져 있다. 이런 방식을 통해 윌리엄스는 관람객이 하나의 온전한 신체를 탐구하는 것을 방해하고, 추상과 구상 중 어떤 한 쪽에 치우치거나, 양쪽 모두에 해당하도록 만드는 대신 그 중간 지대에 자신의 작품을 위치시킨다.
≪별빛과 진흙 사이≫는 “손상된” 신체의 개념이 지적되고, 역사의 물질적 흔적과 고고학적 유적이라는 개념에 대한 강조를 통해 그 개념을 붕괴시킨다. 이때 이 두 개념들은 해체와 과거의 상징으로 기능하기보다는 재생에 대한 가능성을 암시한다. 윌리엄스는 파괴와 재생이라는 두 가지 개념에 대해 중립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본인의 작품이 둘 중 하나만 암시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가 서로 얽혀 있음을 다시금 일깨운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에 흙을 지속적으로 사용하여, 흙이 흑인의 역사와 관련해 지역적, 상징적인 맥락에서 갖는 공동체적 의미를 상기시킨다. 조각 작품 바로 아래 설치된 둥근 거울은 고요한 연못을 연상케 하는 매끄러운 표면을 갖고 있으며 그 주위는 흙으로 덮여 있다. 불그스름한 조명은 관객을 다른 차원의 세계에 데려다 줄 것만 같은 광대한 우주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윌리엄스는 허공을 떠다니는 일시적인 빛과 단단한 흙을 사용해 마치 화산 폭발이나 별의 폭발 같은 파괴와 탄생이라는 지질학적이고 우주적인순간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러한 예시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길에 대한 상징이다.
윌리엄스는 권력과 정체성의 지배적 서사를 해체하기 위해 전통적 역사에 도전하는 작업을 펼친다. 흙과 같은 일상적 재료를 사용해 그 의미를 재정립하고, 물질과 재료에 깃든 상징적 의미에 의문을 제기한다. 의 파편적 구성은 작품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데, 이는 취약점과 가능성을 동시에 드러낸다. 그러나 작가가 역사를 대하는 방법을 보면 무언가 해답을 찾는 것이 궁극적 목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 대신 우리는 “쌓아 올리고, 무너뜨리고, 다시 쌓아 올리는” 작업의 과정으로부터 역사적 서사가 여러 관점으로 해석될 수 있고 그 답이 모두에게 열려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전시는 키얀 윌리엄스가 페레스프로젝트와 함께하는 두 번째 개인전이자 서울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전시이다. 최근 페레스프로젝트 밀라노, 샌프란시스코 알트먼 시겔(Altman Siegel, San Francisco), 로스앤젤레스 해머 미술관(Hammer Museum, Los Angeles,), 뉴욕 라일즈앤킹(Lyles and King New York), 캘리포니아의 스탠포드대학교 앤더슨 컬렉션(Anderson Collection, Standford University, Palo Alto), 뉴욕 리세스 아트(Recess Art, New York)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또한, 워싱턴 D.C 허쉬혼 미술관(Hirshhorn Museum, Washington D.C.), 캠브리지 MIT대학교 리스트 시각예술센터(List Visual Arts Center, Cambridge), 미국 알드리치현대미술관(The Aldrich Contemporary Art Museum, Ridgefield), 캐나다 온타리오주 보먼빌 클래링턴 시각예술센터(Visual Arts Center of Clarington, Bowmanville), 뉴욕 더셰드(The Shed, New York), 뉴욕 소크라테스 조각 공원(Socrates Sculpture Park, New York), 뉴욕 브루클린 뮤지엄(Brooklyn Museum, New York), 뉴욕 조각 센터(Sculpture Center, New York) 등에서 개최된 그룹전에 참여했다. 현재 미국 댈러스그린 패밀리 예술재단(Green Family Art Foundation, Dallas)에서 마라 하산(Mara Hassan)이 기획한 그룹전에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