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ve ways to see Emily Ludwig Shaffer

Press release

페레스프로젝트는 에밀리 루드비히 샤퍼(198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개인전 ≪다섯 가지 보기 방법 Five Ways to See≫을 개최한다. 이는 작가가 갤러리와 함께하는 두 번째 전시이자 밀라노에서의 첫 전시이다.  

 

고도로 그래픽적이고 화려한 색채의 새로운 회화 연작을 통해, 에밀리 루드비히 샤퍼는 그녀만의 독특한 하드 에지 미학과 건축적 구성 감각을 탐구한다. 명확한 선, 단색의 색채 블록, 벨벳처럼 부드러운 물감층, 매끈한 붓질은 오감을 회화적이고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미술사적 통념을 독창적으로 해석한다. 신체와 공간의 관계에 대한 샤퍼의 오랜 시각적 탐구를 바탕으로 한 <촉각 Touch>, <청각 Sound>, <후각 Smell>, <미각 Taste>(모든 작품 2024), <시각 Sight>(2023)은 전시의 중심을 이루는 실물 크기에 가까운 대형 회화 다섯 점으로, 관객을 환상적이면서도 초현실적으로 보이는, 가정적이고 반폐쇄적인 공간 속으로 안내한다.

 

<미각>의 다양한 스케일이나 <촉각>과 <시각>의 질감 있는 표면을 통해 관객의 신체를 끌어당기는 이 회화는 가까이 다가가 작품의 세밀한 부분을 관찰하거나, 반대로 뒤로 물러나 작품 전체를 감상하도록 유도한다. 대부분의 경우, 회화에는 샤퍼의 시그니처인 돌로 표현된 인물들이 등장한다. 사람이 없는 경우에도, 사람이 산 적 없는 공간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탁자 아래에 놓인 신발 한 켤레나, 작은 식당에서 제공하는 해산물과 육류가 함께 나오는 요리(Surf and Turf)는 부재한 신체를 대신하고 관객이 샤퍼가 상상한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한다.

 

매끄러운 표면, 날카로운 형태, 격자형과 입방체 구조는 모더니즘적이고, 어느 정도는 디지털 미학과 연결되지만, 샤퍼는 종종 근대 이전의 예술과 전통 공예를 탐구한다. ≪다섯 가지 보기 방법≫은 <숙녀와 유니콘 The Lady and the Unicorn>(c. 1500)에서 영감을 얻었다. 중세 말 다면화 태피스트리인 이 작품은 유럽 중세 말기와 르네상스 초기 태피스트리의 전형적인 밀플뢰르(millefleur) 양식으로 오감을 묘사한다. 중세 작품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크리스틴 드 피잔(Christine de Pizan)의 『숙녀들의 도시(The Book of the City of Ladies)』(c. 1405)는 2022년에 베를린의 페레스프로젝트에서 열린 개인전에 영감을 주었다. 이는 왜곡된 시점을 통해 세상과 그 표현에 대한 합리주의적 접근을 거부하는 회화에서 드러나며, 작가는 신비함과 모호성을 자아내는 작품들을 선호한다.

 

<숙녀와 유니콘>에서 제6의 감각을 묘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수께끼 같은 여섯 번째 패널 '나의 유일한 욕망(Mon seul désir)'이 있는 것처럼, 샤퍼의 새로운 연작은 <밀플뢰르 Millefleurs>, <이웃의 길 The Neighbor's Way>, <발달하는 취향 Developing Taste>(모든 작품 2023)이라는 세 개의 작은 작품을 통해 이 새로운 감각에 대한 그녀의 해석을 보여준다. 이 연작을 작업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떠오른 이미지를 포착한 이 작품들은 큰 회화 작품의 파생물로서의 기능하며 작가의 직감을 집약적으로 묘사한다. 궁극적으로 ≪다섯 가지 보기 방법≫은 누군가의 주변 환경에 대한, 특히 샤퍼의 개인적 기억을 기반으로 한 환경에 대한 다감각적이고 구체적이며 주관적인 인식을 강조한다. 작가가 특히 애착을 갖는 것은 <청각>에 묘사된, 영국에서 폭풍우가 몰아치는 동안 경험한 폭우와 지저귀는 새의 협주곡이다.

 

직관적이고 유기적인 샤퍼의 감각 표현에는 특유의 장난기가 깃들어 있으며, 이는 특히 인형의 집을 연상시키는 건축 구조가 돋보이는 <미각>과 <이웃의 길> 같은 작품에서 두드러진다. 2021년 엄마가 된 이후 아이의 눈과 신체적 경험을 통해 세상을 다시 발견하게 되었다는 작가의 설명처럼, 어린 시절과의 연결은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사람은 몸과 감각을 통해 세상을 처음 알게 되며, 이번 전시는 감각 지각을 구체화된 인지 형태로서 다시 연결하도록 유도한다.

 

보다 덜 직접적인 방식이긴 하지만, 신작은 구체적인 공간과 미술사와 같은 상징적 공간을 모두 다루면서 여성이 공간을 점유하는 방식에 대한 샤퍼의 지속적인 관심에 기여한다. <발달하는 취향>에서 은근하게 언급된 미술사와 미적 판단은 감각의 위계와 밀접하게 얽혀 있다. 그리젤다 폴록(Griselda Pollock)과 줄리아 크리스테바(Julia Kristeva)와 같은 여성주의 이론가들이 주장한 젠더 가치관이 깊이 내재된 이런 위계는 초기 르네상스 시대부터 여성 예술가들이 점차 보이지 않게 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전통적으로 여성과 관련된 예술과 공예를 자주 참조하는 샤퍼는 감각에 관여함으로써 여성이 미적, 예술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탐구하고, 새로운 시각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그녀의 지속적인 열망을 더 깊이 탐색한다.

 

이 전시는 에밀리 루드비히 샤퍼와 페레스프로젝트가 함께 하는 두 번째 개인전이자 그녀의 첫 밀라노 전시이다. 그녀는 최근 파리 갤러리 팩트(Galerie PACT, 2023, 2020), 페레스프로젝트 베를린(2022), 그리스 미코노스 디오호리아(Dio Horia, 2021), 뉴욕 랑코뉴(L’INCONNUE, 2021), 켄터키주 렉싱턴 인스티튜트 193(Institute 193, 2019)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그녀의 작품은 페레스프로젝트 서울의 ≪The New, New≫(2023), 로스앤젤레스 칼라일 패커(Carlye Packer)의 ≪House Parté II: The Final Salé≫(2022), 파리 갤러리 팩트의 ≪Tu es Métamorphose≫(2022), 뉴욕의 비너스 오버 맨해튼(Venus Over Manhattan)의 ≪The Interior≫(2021), 런던 테이모어 그란 프로젝트(Taymour Grahne Projects)의 ≪Contemporary Domesticity≫(2021), 뉴욕 제프리 다이치(Jeffrey Deitch)의 ≪Good Pictures≫(2020) 등 다수의 단체전에 소개되었다. 그녀는 현재 앤-로르 르메트르(Anne-Laure Lemaitre)가 기획한 미국 파고의 플레인스 미술관(Plains Art Museum)의 단체전 ≪FULL DISCLOSURE, Selections from the Thomas-Suwall Collection≫에 참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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