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a Paolo Salvador

Press release

페레스 프로젝트는 갤러리와 함께하는 파올로 살바도르(Paolo Salvador, 1990년 페루 리마)의 다섯 번째 개인전이자 베를린 공간에서 세 번째 개인전인 ≪기억 Memoria≫를 개최한다.

 

파올로 살바도르의 신작은 순환, 변형, 융합에 관한 이야기이다. 여행자들과 다양한 동물 우화로 가득한 그의 광활한 풍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시공간의 방향 너머의 여정을 떠올리게 한다. 작가 자신의 자전적 행보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다양한 시간대와 지리적 배경을 담고 있다. 전시 곳곳에서 살바도르 특유의 형이상학적 배경, 즉 겹친 색 면이 존재의 다차원을 암시하는 여러 지평을 만들어내며 배경이 바다 풍경으로 발전한다. 그의 고향 리마의 해안선을 연상시키는 이 작품들은 신화적 오디세이와 역사적인 현대의 이주 서사를 암시하기도 한다.

 

이주와 소속감이라는 주제는 <이주 Migratio>(모든 작품 2024)에서 두드러지는데, 고양이 같은 형상을 타고 있는 인간이 땅에 나뭇가지를 심는 행위를 그린 이 작품은 뿌리내릴 곳을 찾는 결단력 있고 결정적인 순간을 상징하는 제스처를 표현했다. 이 장면은 줄기에서 뿌리를 내리고 공간을 가로질러 성장하는 식물 유기체인 래디컨트(radicant)를 연상시킨다. 큐레이터이자 미술 평론가인 니콜라 부리오(Nicolas Bourriaud)가 현대 미술 비평에 소개한 이 래디컨트 은유는 살바도르의 작업 자체에 지속적으로 발견된다. 실제로 이는 외래의 맥락에 뿌리를 두고 유목민적인 형태와 전이, 번역, 혼종화 과정을 통해 작동하는 예술적 실천을 설명한다. 살바도르의 회화는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독특한 경로를 새기며, 선형적이고 평면적인 원근을 해체하고 선, 면, 색을 기교적으로 사용해 다층적이고 다각적인 원근을 구현한다. 안데스 세계관과 문화, 그리고 서양 미술의 규범 등 서로 다른 자료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들은 살바도르의 디아스포라적 경험, 현재 페루를 구성하는 문화의 얽힘, 오늘날의 글로벌 맥락에서 만들어진 예술에 대해 동시에 이야기한다.

 

살바도르는 한 작품에서 다른 작품으로 신중하게 축소하면서도 항상 변화하는 시각적 어휘를 순환적인 방식으로 탐색한다. 그는 ≪기억≫을 통해 몇 년 전 작품에서 발견한 모티프를 재조명한다. 작가는 원주민 신화, 전통, 장인 정신을 참조하면서, 각 모티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여 개인적이고 보편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다의적인 내러티브를 엮어낸다. 살바도르의 작업은 전유와 재구성을 통해 스페인이 페루에 진출한 이래 페루 문화를 형성해 온 혼합주의적 과정을 상기시킨다. 더하여, 특정 모티프가 시간과 지역에 걸쳐 순환하는 방식에 대한 작가의 오랜 성찰을 전달한다. 실제로 이러한 접근 방식은 살바도르의 유산을 반영하는 것 외에도 모티프, 상징, 전통 등 사물의 기원을 추적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형태를 융합해 일으키는 그 융합 지점을 파악하는 인식론적 관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살바도르의 변형 혹은 전환기에 있는 인물의 묘사는 일시적인 의식 상태에 대한 그의 사유를 구현한다. 그의 풍성한 붓놀림과 몽환적인 색상 팔레트는 생태, 사회, 문화 시스템의 지속적인 발전을 연상시키는 리듬과 흐름을 표현한다. 균형 잡히고 조화를 이루는 이 작품들은 모든 생명체 간의 상호주의를 나타낸다. 살바도르의 독특한 종간 결합 외에도, <4월의 또 다른 아침 Otra mañana de Abril>과 같은 작품에는 인간 형상들이 다양한 활동에 함께 참여하는 유대감과 동료애를 상징한다. 궁극적으로 ≪기억≫은 현재를 탐색하는 데 필수적인 과거에 대한 깊은 이해로서 기억이 나타나는 서로 연결된 길들을 제시한다.

 

본 전시는 갤러리와 함께하는 파올로 살바도르의 다섯 번째 개인전이자 베를린 공간에서의 세 번째 전시이다. 최근 그의 개인전으로는 페레스프로젝트 서울 ≪천에 새겨진 미스터리 Misterios inscritos en tela≫(2023), 런던 굿맨 갤러리의 ≪Silencios entre el mar, los ríos y montañas≫(2023), 페레스프로젝트 밀라노의 ≪Los últimos días del gato de fuego≫(2022), 서울 일우스페이스의 ≪새벽의 백일몽(Ensueños en el amanecer)≫(2021), 크슈타트 패트리샤 로 컨템포러리의 ≪Nuevas Mitologias≫(2021), 페레스프로젝트 베를린의 ≪Resonancias oníricas≫(2021)가 있다. 또한, 그는 페레스프로젝트 서울의 ≪The New, New≫(2023), 상파울루 멘데스 우드 DM의 ≪Futurismo≫(2022), 드로닝몰레 루돌프 테그너 박물관의 ≪Heroic Bodies≫(2022), 파리 페로탕의 ≪Les Yeux Clos≫(2021), 런던 슬레이드 리서치 센터의 ≪The Nomenclature of Colours≫(2019)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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