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RBAG Rafa Silvares
페레스프로젝트는 라파 실바레스(1984년, 브라질)의 두 번째 개인전 《에어백(Airbag)》을 서울 공간에서 개최한다.
공연의 시작을 기다리는 조용한 공연장에 비할 만한 시각적 진동이 이 전시를 뒤흔든다. 각 화면을 수직으로 짠 실바레스의 구성 속 형상들은 공통된 색상과 색채 전환의 대비로 서로 연결된다. 전작에서 벗어난 이 새로운 연작은 추상과 구상, 유기적 형태와 각진 구조가 담론적 논쟁 속 형태의 단계 간 상호작용에 관해 이야기한다. 실바레스는 양극화된 두 요소 사이의 긴장감을 드러내며, 그들을 조화롭게 분산시키며 서로에게 침투하는 알력을 중재하는 심판자이자 지휘자가 된다.
아주 흔한 사물들은 살아있는 듯, 바쁘게 움직이는 순간이 활기 없이 묘사된다. 움직임은 캔버스를 따라 관람객의 시선을 빼앗고, 곡선에서 튀어 오르고, 금속을 미끄러지면서 활동성과 노동을 탐구한다. 운동과 기계적인 움직임이라는 주제에서, 사물은 소유자와는 독립적으로, 끊임없는 운동 상태에 사로잡혀 있다. 실바레스는 다양한 정신 상태를 묘사하기 위해, 이러한 사물을 끊임없는 생산으로 제한하며 그 형태를 활용한다. 강하게 분출되는 묘사는 감정적 해소를 암시하며, 반사되는 표면의 반복은 불안과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다. 이는 자크 타티(Jacques Tati)의 1967년 작 ‘플레이타임(Playtime)’을 연상케 하며, 실바레스는 일상생활 속 부조리에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그 속에서도 웃을 수 있는 순간을 찾을 수 있는 사물들의 세계를 창조한다.
화면 처리 및 정보 공유의 결과로, 작품의 구성 속 인간의 노력이 부재한 것은 불안감을 줄 정도로 흔한 일이다. 인간과의 접촉에 의존적이면서도, 거리를 둔 사물들은 끈기 있게 관람자가 작동하기를 기다린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 짧은 클립 영상처럼, 실바레스의 사물은 감각을 자극하고, 시선을 붙잡아 상호작용 하기를 기다린다. 비록 화면 속 사물들은 자율적이고 자유분방하지만, 1980년대에 유행했던 그래픽 광고를 연상시키는 눈길을 사로잡는 색채와 날카로운 형태를 통해 관찰에 대한 욕구를 구현한다. 이러한 과장된 스타일은 매력적인 미학을 만들고 소비지상주의적 이면을 가려, 관람자의 시선을 분산시켜 반복적 거래를 유도하고, 경제라는 기계에 계속해서 연료를 공급하게 만든다.
충돌이 있을 때, 에어백이 튀어나와 사망자를 최소화한다. 때맞춰, 공기가 부풀어 오르며 에어백이 활력과 생기를 갖게 된다. <상사병(Love Fever)>(2022)에서는 폭발이 절정에 다다른 순간, 선명한 감정적 물질의 폭발이 누출되고, 흐르고, 채워져 작품 밖까지 가득 채운다. 전시명처럼 에너지를 흡수하는 이 표면은 미지의 신체에 대한 은유로 작용하며, 기계의 인위적 작동 방식을 드러낸다. 독특한 가정용 물품에서 하이브리드 압축기와 기계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촉매제들은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로서 평범한 물건의 기능성과 연극성에 의문을 제기하도록 설정되었다.
글: 브룩 윌슨(Brooke Wilson)
이 전시는 라파 실바레스가 갤러리와 함께하는 두 번째 개인전이다. 이외에도 실바레스는 상파울루 AM 갤러리(AM Gallery, 2020), 상파울루 재클린 마틴 갤러리(Jaqueline Martins Gallery, 2017), 상파울루 피보(Pivô, 2016), 뉴욕 페이퍼 박스(Paper Box, 2013), 베오그라드의 베오 프로젝트(Beo_Project, 2012), 상파울루 현대미술관(São Paulo Museum of Modern Art, 2008) 등 다수의 해외 전시에 참여했다. 그는 상파울루 아르만도 알바레스 펜치아두 대학(Fundação Armando Alvares Penteado, FAAP)에서 미술 학사를, 상파울루대학교(FFLCH)에서 언어·문학 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