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body’s home Shuang Li

페레스프로젝트는 슈앙 리(1990년, 중국 우이산)가 ‘갤러리 위켄드 베를린’과 더불어, 갤러리와 함께하는 두 번째 개인전 ≪아무도 없는 집(nobody’s home)≫을 개최한다. 

2년 전인 2020년 겨울, 슈앙 리는 그녀가 갤러리와 함께하는 첫 개인전 ≪나는 더 자고 싶지만, 그게 네 곁이었으면 좋겠어(I Want to Sleep More but by Your Side)≫의 오프닝을 위해 중국에서 베를린으로 여행을 왔으나, 코로나로 인해 집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이번 전시는 그 결정에 따른 영향과 2년 동안 이어진 초조함과 혼란을 다양한 방식으로 탐구한다. 영상, 조각, 그리고 벽에 걸린 작품들은 스크린과 신체, 신체와 그 이미지 간 관계를 탐구하며, 친밀감의 새로운 형태에 대한 성찰로 뒤얽힌다. 

그녀의 신작 영상 작품 <어떻게 이미지가 생겼는가(How Come an Image)>(2022)에서는 육체 이탈을 다루며, 플립북 애니메이션의 동작과 스크린을 스크롤 하는 행위를 조합한 것으로, 주문 제작한 타원형 스크린에서 반복 재생된다. 픽셀과 페이지는 이미지가 반복되고 가속화됨에 따라 해체 전 단일한 이미지로 뒤섞이면서 함께 흐릿해지고, 이는 신체가 고장 나서 픽셀과 알고리즘으로 변한 뒤 디지털 스크린으로 재조립되는 과정을 반영한다. 

슈앙 리의 작품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익살스러운 양면성을 지닌다. 벽에 걸린 작품, <눈물은 떨어지지 않는다(Tears Don’t Fall)>와 심박수는 <더욱 부드럽게 뛴다( Heartbeats Pound Softer)>는 작가가 어린 시절 고립된 환경에서 주로 읽거나 보았던 일본 만화에서 영감을 얻었다. 밝은 진주처럼 빛나는 작품 표면은 별과 하트 모양의 머리핀을 제외한다면 지구의 대륙을 연결하는 해저를 따라 있는 인터넷 케이블을 연상시킨다. 이미지는 다양한 감정적, 문화적 기록을 통해 변화하고 드러난다.  

이 전시에서 작가는 집과 소속감의 이상 사이를 맴돈다. 동물이 가는 곳마다 조개껍데기는 거처를 제공하고, 해양생물을 보호하며 타자의 영역에 집을 만든다. 다채롭지만 조금 탁한 작가의 조개껍데기 작품인 <오히려, 차라리(Rather, rather)>와 <그 독에 감사해(Thank you for the venom)>는 휴가철 기념품을 떠올리게 한다. 이것을 들어 당신의 귀에 대면 바다의 소리가 들리는 이 집의 이미지는 또한 다른 어딘가에서 우리를 투영시키는 수단이 된다. 

독일, 스위스, 중국을 오갔던 슈앙 리는 도시의 중심 밖에서 자라며 느낀 갈망과 거리감을 표현하는데, 이는 특히 지난 2년 동안 우리 대부분이 함께 경험한 것이기도 하다. 사람 간 친밀함은 이제 자주 스크린에 의해 촉진되고, 그 결과 신체와 스크린 간 친밀감이 깊어감에 따라 이탈의 경험이 발생한다. 작가는 기술과 신체 간 관계, 특히 오프라인에서의 신체가 그에 상응하는 스크린 없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 그녀의 작품은 신체의 로우파이 해킹(low-fi hack)으로, 신체가 어떻게 스크린 사이를 누비며 주관성을 찾아가는지, 기술에 의해 매개된 경험 속 허점을 찾는지를 탐구한다. 이는 이주와 봉쇄, 국가와 빅테크의 권력이 집을 찾고자 하는 우리의 집단적 열망으로 표현되어, 더 큰 질문들을 내포한다. 

이 전시는 리가 페레스프로젝트 베를린 공간에서 갤러리와 함께하는 두 번째 개인전이다. 또한, 리는 홍콩 타이퀀 컨템포러리(Tai Kwun Contemporary, 2022), 스위스의 제네바 현대미술관(Centre d’Art Contemporain Genève, 2022), 베이징 X 뮤지엄(X Museum, 2020), 광저우 타임즈 미술관(Times Museum, 2019), 파리 퐁피두 센터(Centre Pompidou, 2018)와 협업해 진행한 중국 청두의 마호지홍 예술재단(Mao Jihong Arts Foundation, 2018) 등에서 개최된 다수의 국제적인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 리는 제 59회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 2022)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