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dead yet Stanislava Kovalcikova
페레스프로젝트는 갤러리 위켄드 베를린과 더불어, 스타니슬라바 코발치코바(1988년, 체코슬로바키아)의 첫 개인전 ≪난 아직 죽지 않았어(am I dead yet)≫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강렬한 여성적 에너지를 담아낸 회화를 중심으로 남성성의 공허한 개념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창문에는 초상화가 그려진 남성용 신발 밑창이 설치되어 거리를 지나가는 행인들을 바라보고 있다. 이 신발들은 공허하게 자리 잡은 채, 인생, 감정, 노화의 다양한 단계에 있는 여성의 복잡한 묘사로 표현된 비너스들을 지켜본다. 이 여성들은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반면, 남성의 부재는 낡은 가죽 냄새와 담배꽁초로 이루어진 설치를 통해 과거와 미래의 존재를 암시한다. 코발치코바의 작품은 본능적이다. 이를 느끼는 순간, 우리는 이해할 수 있다.
아래는 갤러리 소속 작가 딜런 솔로몬 크라우스(Dylan Solomon Kraus)와의 대화 일부이다.
딜런 솔로몬 크라우스(DSK): 저는 성모 마리아가 아이를 안고 예수의 죽음을 예견하는 책을 읽어주는 장면을 정말 좋아해요. 그건 그녀의 커다란 고통이죠…
스타니슬라바 코발치코바(SK): 누군가를 그렇게 사랑한다는 건 고통스럽지만, 동시에 굉장히 따뜻하죠.
DSK: 맞아요, 그리고 정말 취약하죠.
SK: 순수함과 여성적인 슬픔이죠.
DSK: 밀라노 두오모 근처 성당 근처 박물관에 망토를 두른 여인을 그린 작품이 있어요. 성당 전체를 감싸며 이집트 여신 이시스(Isis)를 참조한 모습입니다. 그녀는 최초의 성모 마리아 원형 중 하나죠.
SK: 그녀는 세계적인 여신이예요. 팬데믹 동안 저는 거리에서 슬픈 마리아들을 많이 봤는데, 그들의 침울한 얼굴은 마치 성당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모습이었어요.
DSK: 제가 아는 거의 모든 사람들, 심지어 제 자신에게서도 그런 모습을 봤어요. 얼굴은 감추려 애쓰지만 모두 깊은 슬픔을 느끼고 있고, 지금의 삶이 말도 안 된다고 느껴지니까요.
SK: 사실, 모든 걸 합성된 것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으니 완전히 이해가 돼요.
DSK: 그렇죠, 자연이 정말로 사라지고 디지털로 대체되고 있어요.
SK: 그게 우리의 뇌에 얼마나 해를 끼치고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 보세요…
DSK: 제 뇌에도 영향을 주고 모두의 지능이 그렇게 되고 있죠. 그리고 이 사이클에서 벗어나면 그 공포를 더 잘 알게 되는 것 같아요.
SK: 당신이 죽고, 제가 죽고, 모두 죽죠. 죽음에 대한 치료법을 찾지는 못했어요.
DSK: 다행이에요! 결국 죽음이 치료법이라는거예요. 노발리스(Novalis)의 ‘밤의 찬가’에서 ‘마침내 우리를 온전하게 만드는 너는 죽음’이라고 하잖아요. 죽음의 신이 아버지로서의 하나님을 상징하는 이유는 그가 실제로 우리를 영원으로 데려다주기 때문이죠. 제가 만들어낸 것이 아닙니다. 죽음은 우리를 궁극적인 집으로 데려가는 것이지, 여기가 집은 아니에요.
SK: 하지만 여기도 집이에요.
DSK: 당신의 회화는 어떻게 그것을 표현하나요? 왜냐하면 당신의 작품은 여러 측면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고, 당신도 그것을 굳이 설명하지 않잖아요.
SK: 네, 그게 제 방식입니다. 저는 절대 강요하지 않아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게 훨씬 더 흥미롭거든요.
DSK: 그거 정말 좋네요. 누군가가 그것을 보게 되는 순간이 진짜죠.
SK: 저는 그것이 떨림이라고 생각해요. 관람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떨림이요.
DSK: 그리고 당신의 떨림은 불안정하지만 당신을 끌어당겨요. 제가 전에 이야기했던 모나리자의 그것처럼, 당신의 작품은 다빈치의 약간의 응시와 매력이 담겨 있어요. 당신을 쳐다보면서도 당신을 관통해 보죠.
SK: 스푸마토(sfumato) 기법을 많이 사용해요. 녹색과 회색의 불투명한 색을 혼합하는데, 그 색은 오일로만 그렇게 반응하는 특별한 색이에요. 다른 매체로는 같은 효과를 낼 수 없죠. 이 기법을 실험해 보고, 갈아내고, 다시 반복하는 걸 좋아해요.
DSK: 갈아내고, 남은 부분을 쌓아 올리는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회화의 방식이예요. 파괴해야만 구축할 수 있죠.
SK: 맞아요. 저에게는 좋은 속도이고, 굉장히 유기적인 느낌이예요. 정원사처럼 기다려야만 해요. 아시죠? 저는 정원사의 이미지를 좋아해요. 뉴욕에서 세잔(Cézanne) 전시를 본 적이 있어요. 여러 작품이 있었지만 특히 그 이미지가 기억에 남았고, 나중에 바젤에서도 피사로(Pisarro)의 작품에서 정원사 두 명을 봤어요. 우리 사회에서는 점점 사라져가는 흥미로운 인물이죠.
DSK: 네, 당시에는 급진적이였던 실질적인 노동자들을 그린 것이죠.
SK: 맞아요. 그런데 그들은 또한 양육하는 남자들이었죠.
DSK: 맞아요. 제 말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는 끊임없이 밀고 당기는 가장 귀한 것이라는거예요.
SK: 하지만 이건 손이 말하는 것이지, 뇌가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DSK: 흥미롭네요. 손이 만들고, 뇌가 보는 거군요. 요즘에 저는 작업하는 게 다른 어떤 일을 하는 것보다 더 쉽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말하기, 글쓰기, 이메일이나 문자보다 그림을 그리는 게 훨씬 쉬워요. 마치 제 자신의 순수한 부분인 것 같아요.
SK: 맞아요. 회화는 너무 구식이라서 이제는 진정한 목적 달성을 거의 못하죠. 저는 회화를 마법 주문처럼 생각하고 싶어요. 모든 새로운 속임수가 거기에서 비롯되는거죠.
DSK: 마법 주문이라... 현대 회화가 동굴 벽화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놀라워요. 여전히 인간의 보편적인 성찰 경험은 남아있죠.
SK: 맞아요. 인간의 지혜는 기계에 있는 게 아니라 여전히 동굴 안에서 발견되거든요.
이 전시는 페레스프로젝트에서 베를린 공간에서 열리는 코발치코바의 첫 개인전이다. 그녀는 또한 빈 쿤스트할레(Kunsthalle Wien, 2021), 런던 맘모스(Mamoth, 2020), 뉴욕 트램프스(Tramps), 베를린 카피탠 페첼(Capitain Petzel, 2020), 바르샤바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 Warsaw, 2019)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했다. 올 가을, 그녀는 비엔나의 벨베데레 21 미술관(Belvedere 21 museum)에서 예정된 개인전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