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from the Netherworld Bayrol Jiménez
페레스프로젝트는 베이롤 히메네즈(1984년, 멕시코 오악사카)의 갤러리에서의 첫 개인전 ≪지하 세계에서 온 소식(News from the Netherworld)≫를 개최한다.
<지하 세계에서 온 소식(News from the Netherworld)>
(고대 멕시코의 위대한 두 황제의 마지막 거처에 관한 베이롤 히메네즈의 작품)
고대 멕시코인의 업적, 삶, 우주론에 관한 연대기는 스페인 정복 전후로 역사와 신화, 현실과 그것이 신비로운 모호함으로 변모하는 사이의 지속적인 관계와 공존을 보여준다. 스페인 정복 이전 멕시코의 가장 유명한 연대기에서 실화는 전투, 순례, 영웅의 신화로 기울어진 채 영원한 림보 상태에 머무른다. 신들은 단순히 인간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과 함께 고통을 나누며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존재로 나타나며, 이는 꿈 같은 신화와 역사적 사건, 그리고 그 해석이 뒤얽힌 모호한 배경 속에서 이루어진다.
오늘날의 역사가들은 고대의 문헌뿐만 아니라 인도제국의 연대기도 연구한다. 고대 멕시코와 스페인 식민지에서 비롯된 다양한 자료와 이야기를 통해, 디에고 두란(Diego Durán) 수사, 베르나르디노 데 사하군(Bernardino de Sahagún) 수사, 에르난도 알바라도 테조조목(Hernando Alvarado Tezozomoc), 예수회의 후안 데 토바르(Juan de Tovar) 등의 연구는 상상력을 자극하고 시급한 연구가 필요한, 과거에 대한 일관된 해석을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톨텍 문화는 멕시코 중부에서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문화였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 멕시코시티로 알려진 고대 테노치티틀란(Tenochtitlan)의 신화, 지식, 건축의 직접적인 선례이기도 하다. 톨텍인의 도시였던 고대 톨란(Tollan)은 이후 강력한 아즈텍 제국의 기반이 되었으며, 그 흔적과 문화, 특성은 여전히 현대 멕시코의 일부분으로 남아 있다.
비극적인 영웅 중 한 명인 톨텍 왕조의 마지막 왕 웨막(Huemac)은 큰 엉덩이를 좋아했고, 자신의 비행으로 마을이 쇠퇴하자 추방당했다. 그는 인생에서 저지른 행위로 인해 고통을 겪는 연옥의 장소인 신칼코 동굴로 피신했다. 차풀테펙(Chapultepec)에 있는 신칼코는 웨막이 저승에서 통치를 시작하기 위해 자살한 곳으로, 디에고 두란과 다른 아메리카 인디언 역사가들에 의하면 비참하고 초라한 유배지였다. 웨막의 혼란스러운 군주제에서 일어난 톨텍 문명의 쇠퇴는 훗날 멕시코의 찬란했던 아즈텍의 혈통, 즉 초대 왕 아카마피츠틀리(Acamapichtli)에서 시작하여 스페인과 마지막 전투를 치른 용감한 전사 쿠아우테목(Cuauhtémoc)으로 절정에 이르는 아즈텍의 계보를 잇는 계기가 되었다.
웨막이 유배된 지 수 세기가 지난 후, 강력하면서도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틀라토아니(tlatoani), 즉 아즈텍의 왕 모테쿠소마 쇼코요친(Moctezuma Xocoyotzin)은 스페인 군인들에게 절망과 굴욕을 겪고, 패배에 대한 환영과 악몽에 시달리며, 동족에게조차 멸시를 받는 가운데, 웨막을 찾아 떠났다. 그는 톨텍인들이 영원히 머문다고 전해지는 차풀테펙의 동굴로 향했다. 모테쿠소마 쇼코요친의 불명예와 쇠퇴한 권력은 인간의 변덕을 초월한 신화적 세계라는 도피처에서, 영광의 톨텍 황제와 함께하는 것으로만 진정될 수 있었다.
위 이야기는 멕시코 출신 작가인 베이롤 히메네즈가 대형 유화 작품 <지하 세계에서 온 소식>을 상상하고 만드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이 전시는 잔혹하고 환상적인 이 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도, 관람객으로 하여금 정복과 멕시코 저승세계의 역사에 관심을 가진 작가의 시각에서 멕시코 정복 이전의 비극을 되새길 수 있도록 이끈다. 히메네즈의 회화는 신화, 스페인 정복자들과 멕시코 신권 사이의 안타까운 만남을 재현한 것이지만, 무엇보다도 절망, 배신, 죽음이라는 현재이자 일상의 서사시를 상징적이고 역동적으로 전한다. 표현은 밀도가 높고 다채로우며 또한 광적이다. 그는 사실을 묘사하는 대신 미적 해석의 한계까지 그것을 이끌어내고, 그곳에서 작가의 선은 일종의 고통을 겪는 듯한 상태에 이른다. 이들은 초월적이고 희극적이며, 대중적이고 심지어 축제적인 비가를 만들어낸다. 그의 유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고대 멕시코 역사에 등장하는 존재이자 상징이지만, 각 작품은 장례와 축제의 전통과 초자연적 고통, 대지의 스펙터클과 유배의 아우라를 지닌다. 이 상징은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났다. 이 환상적인 회화의 창조는 이 연작에서 베이롤 히메네즈의 신화적 이야기와 작가의 회화적 상상력에서 비롯된 작업을 통해 자신만의 고문서를 발전시켰음을 말해준다.
한쪽에는 토착 신화, 즉 죽은 자와 산 자, 신과 황제와 사제 사이의 자연스러운 공존, 미래에 대한 무자비한 환상, 재앙의 예감, 정복과 유혈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그 현실의 색을 정확히 알지 못하며, 히메네즈의 직감이 상상하고, 그려내고, 구성한 잔혹한 행위의 실제 결과와 폐해를 보지 못한다. 베이롤 히메네즈는 역사적 신화를 참조할 뿐만 아니라, 마치 그 신화의 치명적인 운명이 영향을 미친 의식적 운명을 자신의 심미적 기질과 개인적 환상의 화신으로 표현될 수 있는 것처럼 작품에 담아낸다.
전시의 주제는 고대 톨텍 왕 웨막과 함께 행진하여 저승에 살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인간들처럼 도망쳐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 결정하지 못한 황제 몬테수마 2세의 이야기이다. 지하 세계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그려진 연대기 너머로 확장된다. 작품에 등장하는 각 요소(뼈, 해골, 얼굴, 독수리, 살, 인물)의 치밀하고 세밀한 왜곡, 제약 없이 강렬한 색채, 통제 불능인 듯 보이지만 인내와 지혜로 형성된 상상력(유화 <육백 가지 강령술의 예술(Seiscientas artes de nigromancia)>이 좋은 예)은 이 독창적인 작가의 존재감을 확실히 느끼게 해준다. 작품에는 불안과 고통, 육체적이고 도덕적인 유배가 그려져 있다. 이방인과 정복자에게 예의와 자비를 베풀었던 위대한 아즈텍 황제 몬테수마 2세를 파멸시킨 암울한 예언은 신하들과 불손한 손님들 앞에서 그를 수치와 불명예로부터 해방하지 못했다. 이 연작의 작품은 정복의 역사에서 오늘날 멕시코인의 사회적이고 일상적인 신화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열정에 대한 무의식과 지식에서 비롯된 공포를 닮았다.
베이롤 히메네즈의 작품은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레온 골럽(Leon Golub), 로베르토 마타(Roberto Matta), 요르그 임멘도르프(Jörg Immendorff)와 같은 작가들과의 관계는 물론, 고야(Goya)의 그로테스크한 드라마나 엘 보스코(El Bosco)의 기이한 이미지와의 유사성을 분명히 드러낸다.
그의 회화에서 시각적, 정서적 요소는 더욱 풍부해졌지만, 히메네즈 작업의 근본적인 바탕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는 그의 독창적인 세계관에서 비롯되며, 색이 형태이자 상징이 되고, 인간의 기질에 대한 지식을 시각적 폭발로 변환시키는 것이다. 멕시코의 현안은 모테쿠소마 쇼코요친의 죄책감과 추방당한 웨막과의 재회에 대한 불안감에서 비롯된 역사에서 발전한다. 톨텍 문화와 사회는 오늘날의 멕시코인들에게 그들의 존재와 지혜를 전해주었다.
글: 기예르모 파다넬리(Guillermo Fadanelli)
베이롤 히메네즈는 오악사카에 거주하며 작업한다. 그는 멕시코시티의 라 에스메랄다 국립 학교 회화, 조각 및 판화(the National School of Painting, Sculpture and Engraving, La Esmeralda)와 프랑스 니스 빌라 아르송 국립 고등 미술 학교(Villa Arson National Superior School of Art)에서 수학했다. 최근 멕시코 과달라하라 파라모(Páramo, 2019), 독일 함부르크 14a(2018), 영국 뉴캐슬 노스쉴드 역(Metro North Shields, 2015), 독일 라이프치히의 뒤캉 갤러리(Dukan Gallery, 2014)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이 외에도, 캐나다 몬트리올 폰드리 달링(Fonderie Darling, 2019), 멕시코시티 까리요 힐 미술관(Museo de Arte Carrillo Gil, 2019), 서울시립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2017), 오타와의 캐나다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Canada, 2013) 등에서 개최된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