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nt to Sleep More but by Your Side Shuang Li
페레스프로젝트는 슈앙 리(1990년, 중국 우이산)의 갤러리에서의 첫 개인전 ≪나는 더 자고 싶지만, 그게 네 곁이었으면 좋겠어(I Want to Sleep More but by Your Side)≫를 개최한다. 이 전시는 동명의 비디오 설치 작품을 중심으로 회화와 조각 신작을 선보인다. 전시는 작가가 중국의 공장 단지에서 성장하며 온라인 문화에 심취했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이러한 경험은 노란 조끼를 입고 공장에서 일하는 10대 소년과 프랑스인 어머니의 온라인 사랑 이야기라는 가상의 내러티브로 풀어내며, 프랑스의 노란 조끼(Gilet Jaunes) 시위를 배경으로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고도로 매개된 현실을 반영한다.
이 가상의 로맨스라는 틀 안에서, 슈앙 리는 대량 생산된 물건이 어떻게 에로틱한 성격을 띠게 되는지를 상상한다. 여러 층위의 욕망이 얽혀 있는 이 작품은 다양한 형태의 갈망에 대해 고민하고, 이러한 성향을 바꾸거나 예상할 수 있는 구조, 즉 생산은 물건의 조립 과정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욕망 자체를 만들어내는 데 있는 것인지를 질문한다. 또한 그녀는 도시 전체가 이러한 욕구를 수용하고, 반응하고, 생산하기 위해 조직되어 있는 것처럼 진부해 보이는 욕망을 중심으로 삶 전체가 어떻게 구조화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슈앙 리가 거주했던 지역의 공장에서 직접 공급받은 노란 조끼로 만들어진 회화는 이러한 글로벌 프로세스를 응축한다. 각 작품은 물건이 어떻게 생산되고, 조립되고, 배송된 뒤 다시 조립되어 용도가 바뀌고, 재해석되며, 재판매되는지를 보여준다. 작가는 수요와 공급의 사슬을 탐구하며, 그 수요를 더욱 근본적으로 욕망으로 이해할 수는 없는지 묻는다. 이처럼 욕망에 대한 반응 사이에서 사슬은 끊임없이 진동한다.
슈앙 리의 근작은 디지털 공간의 에로티시즘뿐만 아니라 젠더와 재생산 노동, 지정학적 문제를 다룬다. 그녀의 작품은 세계적 수요 시스템과 그로 인한 공급의 비가시성에 얽혀 있는 욕망과 상품 물신주의(Commodity fetishism) 간의 연관성을 탐구한다. 작가는 노란 조끼라는 오브제를 매개로 조끼가 유통되는 타임라인의 두 지점, 즉 조립과 최종 사용을 연결하고 결합한다. 정서적이고 정치적 의미로 과부하 된 이 일상적이고 평범한 사물들은 그 생산 조건으로 다시 거슬러 올라간다. 그녀는 이 작품들을 지정학적이고 초국적인 경제 담론 속에 배치하여, 세계화된 시스템의 조건을 독특한 현장적 시각과 욕망의 관점을 통해 성찰해 보길 제안한다.
슈앙 리는 베를린 오픈 포럼(Open Forum, 2019), 뉴욕 슬립센터(SLEEPCENTER, 2018)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광저우 타임즈 미술관(Times Museum, 2019), 홍콩 타이퀀 컨템포러리(Tai Kwun Contemporary, 2018), 파리 퐁피두 센터(Centre Pompidou)와 협업한 중국 청두의 마호지홍 예술재단(Mao Jihong Arts Foundation, 2018), 베이징 타이캉 스페이스(Taikang Space, 2018), 오하이오 오벌린 대학(Oberlin College, 2015) 등에서 개최된 다수의 국제적인 단체전에 참여했다. 2020년, 슈앙 리는 UCCA 현대미술센터(UCCA Dune)과 X 뮤지엄(X Museum)의 첫 트리엔날레에 참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