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nty Mike Bouchet
페레스프로젝트는 2016년 갤러리 위켄드(Gallery Weekend)를 맞이해 미국 작가 마이크 부셰(1970년, 미국 카스트로 밸리)의 전시 ≪바운티(Bounty)≫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부셰는 새로운 유화 연작과 대형 유리 조각 설치를 선보인다.
≪바운티≫는 넉넉한 양을 의미하는 단어로, 부셰는 회화의 미학적 범위와 안전한 경계 안에서 현대 사회의 집단적 물질주의와 소비 습관을 탐구한다. 캔버스에 그려진 이번 신작은 작가가 취리히의 시립 공공 하수 처리 시설인 베르드횔츨리(Werdhoelzli)에서 촬영한 쓰레기와 폐기물의 붕괴 장면을 바탕으로 한다. 부셰는 고형 폐기물이 진흙 같은 덩어리로 처리되기 전의 섬세한 순간을 생생하게 묘사해 시각적 표상으로 그려냈다. 분해되어 형체를 거의 알아볼 수 없는 물질을 강렬한 명암 대비 기법으로 매혹적이고 아름답게 표현한다. 우리의 쓰레기와 과소비의 상징을 담았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거부감을 느끼게 하지 않는다.
캔버스를 가득 채운 어수선한 물체들에서 친숙함이 느껴지며, 그 형태와 질감은 일상 제품을 떠올리게 하지만 단지 희미한 인상만을 남긴다. 격동, 혼돈, 색상은 17~18세기 바로크 회화의 환상적인 장면을 상기시키며, 유기적인 형태는 네덜란드 황금시대 정물화의 밝고 섬세한 질감을 전달한다.
이번 전시에서 부셰의 새로운 조각 <케글론(Keglon)>은 14리터 크기의 대형 유리 콜라병이 크레이트 위에 서 있는 작품이다. 이는 고립된 소비주의의 모습으로,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 부셰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미국의 2리터 플라스틱 콜라병을 차용해 예술로 승화하며 초현실적인 오마주로 만든다. 이 섬세하면서도 부풀어 오른 조각들은 새롭고 더 큰 ‘킹사이즈’ 음료를 제안하는 듯하지만, 동시에 병이 비어 있는 모습을 통해 곧 폐기될 운명을 암시한다.
≪바운티≫는 크리스티안 얀코프스키(Cristian Jankowski)의 기획으로 취리히 미그로스 현대미술관(Migros Museum of Contemporary Art)에서 개최될 마니페스타 11(Manifesta 11)에 선보일 작업 <취리히의 짐(The Zurich Load)>과도 연관이 있다. 부셰는 취리히 시립 공공 하수 처리 시설인 베르드횔츨리에서 수거한 인간의 폐기물로 만든 80톤 규모의 대형 조각 설치를 선보일 예정이다.
마이크 부셰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거주하며 작업한다. 그는 제30회 상파울루 비엔날레(São Paulo Biennial), 제53회 베니스 비엔날레(Biennale di Venezia), 제2회 모스크바 비엔날레(Moscow Biennial) 등에 참여했으며, 최근 프랑크푸르트 포르티쿠스 미술관(Portikus Museum)에서 전시했다. 또한 제10회 몬트리올 비엔날레(Montreal Biennale)에 참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