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ir Thurman
페레스프로젝트는 미국 작가 블레어 서먼(1961년, 미국 뉴올리언스)과 함께하는 첫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서먼이 최근 제작한 회화와 네온 조각을 선보인다. 서먼의 작업은 50년대와 60년대의 기하학적 추상미술과 팝아트, 미국적인 요소의 다양한 문화적, 상징적 측면을 연결한다.
그가 열정적으로 수집한 자동차 모형과 다른 개인적 이미지 등에서 영감을 받은 서먼의 변형 캔버스(shaped canvas)는 회화와 조각의 경계로 동시에 존재한다. 발견된 형태로서의 추상인 그의 작품은 매끄러운 내부 곡선과 테두리를 통해 회로와 구불구불한 도로를 나타낸다. 잘려나간 부분으로서 서먼의 회화는 둘러싸는 벽을 포함하며, 빈 공간을 구성적 요소로서 강조한다.
네온 작품은 유사한 테두리와 친숙한 길들을 잘라냄으로써 회화의 뒤집어진 양각으로 가장한다. 바의 간판부터 미니멀리즘과 개념미술까지 이르는 네온의 역사적 관련성을 상기시키면서, 이 빛나는 양각들은 새로운 윤곽을 만들고 전기 회로를 통해 회화 자체의 차원을 변형시킨다. 서먼의 작업에 스며든 순환은 니체의 “영원회귀” 또는 뫼비우스의 띠 개념을 참조하며, 이러한 연속적인 구성의 무한성을 끌어내어 스스로를 확인하고 그 안으로 흘러들어간다.
서로 다른 매체와 형태를 아우르지만, 서먼의 연작들은 쉽게 그의 작품임을 알아볼 수 있게 한다. 그의 독특한 추상 방식은 수공예적 요소를 포함하고, 불완전성과 즉흥성으로 가득 차 있으며, 서먼의 표현대로, “대표적인 내용”에 도달한다. 속도, 고속도로 교차점, 대중 매체 광고의 빛나는 네온과 같은 연상은 서먼의 구성에 운동 에너지와 친숙함을 부여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주제는 서먼의 정제된 문화적 기표나 추상화된 모티프가 아니라, 회화와 조각의 잠재력을 발굴하는 것에 평생을 바친 그의 관심사이다.
서먼의 고인이 된 친구이자 미국 작가인 스티브 패리노(Steve Parrino)는 “그의 방식은 냉철한 분석보다는 시선과 기억”이라며, “... 마치 길 위 비트 시(Beat poet)의 자유로운 연상처럼 [...]”이라고 표현했다. 특정한 손과 반복을 통해 만들어진 특징은 아마도 서먼의 작업 중 가장 간결한 은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