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alize Group Show
페레스프로젝트는 월러스 버만(Wallace Berman), 마크 플러드(Mark Flood), 기욤 즐로(Guillaume Gelot), 딘 사메시마(Dean Sameshima), 앤디 워홀(Andy Warhol)의 동시대 작업과 역사적 작업 모두를 선보이는 단체전 ≪연속(Serialize)≫을 개최한다. 갤러리는 공생하지만, 상반되는 두 개의 반쪽, 스스로를 두 배로 늘리고, 내용을 복제하며, 그 사이의 암류를 강조하는 작품으로 스스로를 표현한다.
마크 플러드는 연속성(seriality)이 지닌 역사적 의미를 가장 현대적인 10대 연예인의 관점에서 풀어낸다. 고대 그리스와 아프리카 사회에서 연쇄 생산(serial reproductions)은 동경과 숭배의 산물이었으며, 신과 신성한 우상의 확산은 그 가치에 대한 증명을 촉진했다. 신을 이미지화하고 재현하는 예술가들의 고된 노력은 헌신의 상징, 사랑의 표시이자 강력한 증거로 볼 수 있다. 오늘날, 이 욕구는 속세에서 마니아층으로 확산된다. 10대 소녀의 침실 벽이 갖는 정교하면서도 즉흥적인 특징을 지닌 플러드의 신전 같은 작품이 벽을 가로질러 퍼져나가는 듯하다.
앤디 워홀은 전후 팝아트의 최전선에서 다시 등장한 연속성을 선구적으로 발전시켰다. 소비주의가 전쟁을 위해 도입된 대량 생산 시스템을 장악하면서, 예술가들은 전례 없는 수준의 상품화와 기계적 복제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연속과 반복은 전복의 언어가 되었다. 본 전시에는 뉴욕의 거리와 클럽에서 드랙퀸을 촬영하여 주목을 받았던 워홀의 <레이디스 앤 젠틀맨(Ladies And Gentlemen)> 연작 중 두 점을 선보인다. 각 작품은 빠른 속도로 촬영한 네 명의 초상화로, 인물의 표정과 성격의 미묘함을 부각시킨다. 워홀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이 폴라로이드 연작은 이후 캔버스에 실크스크린으로 제작되었다. 워홀은 한 작품 내에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매체에서 동일한 이미지를 이용하고 재사용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이미지의 편재성을 통해 이미지를 빈곤하게 만들고, 그 이후의 문화적 중요성을 통해 작품의 가치를 높였다. 이러한 이중성이 바로 이 연작의 근본적인 긴장감이다.
월러스 버만은 1960년대 초 비트(beat) 시대에 사진 조작, 콜라주, 아상블라주 기법이 각각 발전하는 중요한 시기에 이를 활용하며 작업했다. 석판화 연작의 일관된 이미지는 1963년 소니 트랜지스터 라디오 광고에서 가져온 것으로, 버먼은 다양한 비유와 모티프를 콜라주 하여, 그의 주 예술적 도구인 베리팩스(Verifax) 자동 복사기의 선구적인 활용을 보여주었다. 신비주의와 대중적 이미지를 혼합한 이 모방 작품은 힌두교 동상부터 미식축구 선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적 레퍼런스가 마치 의식의 흐름처럼 연작 내에서 발전하는 것처럼 보인다. 버먼은 카발라(Kabbalah)와 기독교를 현대 미국적인 요소들을 단색으로 엮어 손바닥에 들어갈만한 크기로 제작했다.
기욤 즐로는 측정 단위를 내용으로 탐구하는 일련의 그리드 회화 작품을 확장시킨다. 검은색 그리드는 정보 시스템을 구성 요소로 삼고, 회화를 명제이자 정보를 담는 그릇으로써 근본으로 환원한다. 경우에 따라 격자무늬의 칸은 크기의 제약으로 '잘려 나간' 채로 기계적 고장을 떠올리게 하고, 불안감을 주는 연속적인 배열을 암시하기도 한다. 즐로의 작품은 회화란 무엇이고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해묵은 질문에 '답'하려는 대신, 회화가 아닌 것에 대한 신화적인 제안을 내놓는다.
딘 사메시마의 작업은 남성의 섹슈얼리티, 짝사랑, 남성성에 대한 역사적 묘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때로는 작가 자신의 역사와 직접적으로 연관되기도 하지만, 사메시마의 작품은 '타자(the other)'에 대한 사회적 태도를 떠올리게 하며 사회적 규범과 소외감 사이의 내적 투쟁의 틀 안에서 작동한다. <무제(포식자와 먹잇감)(Untitled (Predator to Prey))>는 사메시마가 2007년에 제작한 회화 연작인 <다머(Dahmer)>(17점)에서 동성애 연쇄살인범 제프리 다머(Jeffrey Dahmer)를 묘사한 조각이다. 원래 이 연작은 17명의 청년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다머의 모습을 캔버스에 실크스크린으로 표현한 17개의 초상화로 구성되었다. 다머의 재판 장면을 캔버스에 담은 일련의 작품으로 반복하고 끌어올린 것은 극악무도한 범죄로 얻은 유명세뿐만 아니라 욕망의 대상과 관계 맺지 못하는 살인자의 모습에 대한 흥미를 내포한다. 장례식장을 연상시키는 새로운 조각을 위해, 사메시마는 이 초기 작품 <무제(포식자와 먹잇감)>을 위해 식인화한다.
본 전시는 삽화가 포함된 도록이 함께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