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k Officer Pepperspray Mark Flood
페레스프로젝트는 마크 플러드(1957년, 미국 휴스턴)의 다섯 번째 개인전 ≪마이크 루드: 페퍼스프레이 경관에게 질문하기(Mike Lood: Ask Officer Pepperspray)≫를 개최한다. 이는 마크 플러드가 마이크 루드(Mike Lood)라는 가명으로 개최하는 첫 전시이다.
플러드의 작업은 1980년대 초의 펑크 씬에서 시작되었다. 이 시기는 문화적 억압이 심했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집권 시기였기에 플러드는 이를 ‘증오의 시대(hateful years)’라고 부른다. 2013년, 그의 작업은 그 어느 때보다 시의적절하고 중요하다. 예술, 음악, 사회 비평의 경계를 넘나들며 어떤 유명인을 추앙하고 어떤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지, 기본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중매체의 지시를 뒤집는다.
≪마이크 루드: 페퍼스프레이 경관에게 질문하기≫에서 플러드는 텍스트, '조용한 회화(Muted painting)', '레이스 회화(Lace painting)' 시리즈의 대형 신작과 함께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로고 회화(Logo painting)'와 조각 작품을 선보인다. 로고 회화에서 플러드는 기업의 공공 이미지의 핵심인 엠블럼을 변형하여 기업의 일방적인 대중 소통방식을 무력화시킨다. 로고 회화는 우리의 문화와 일상을 규정하고 지시하는 기업의 로고를 인쇄 과정에서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추상화한 캔버스 위의 대형 프린트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서 플러드는 이러한 대형 추상화와 레이스 및 텍스트 회화를 병치하여 끝없이 이어지는 강력한 기업 명령을 해독하기 위한 새로운 해석과 의미를 제시한다.
플러드는 정치적,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웠던 1980년대를 지나 호황기로 접어든 1990년대에 레이스 회화를 작업하기 시작했다. 문화적, 정치적 동요의 부재와 압도적이고 침투적인 바이럴 광고의 존재감에 염증을 느낀 플러드는 의식적으로 세심하게 쌓아 올린 색과 추상적 레이어 작업에 몰두하기로 결정했다. 그의 다른 작품에서 사용된 아이러니에서 벗어난 이 복잡하고 섬세한 레이스 회화는 형식적으로 아름다운 레이스 패턴의 스텐실을 찢어 무한한 공간을 바라보는 창을 표현한다. 전시의 맥락에서 레이스 회화는 전복적이면서도 강렬한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플러드의 전복적인 작업은 주로 미국 미디어의 언어, 어휘, 문체를 활용하는 데 중점을 둔다. 플러드는 의도된 메시지가 검게 가려지거나, 잘려 나가거나, 다른 방식으로 내용이 제거된 광고를 '음소거'한다. 그의 텍스트 작업은 단어의 철자를 고의로 틀리게 쓰고, 간판의 관습을 조롱하는 한편, 미디어와 선전의 조작 가능성을 비판하는 의미로 불길한 문구들을 광고 슬로건과 결합한다. 그 결과로 '증거를 없애라', '폭력에 대한 환상을 가져라', '양심을 마비시켜라'와 같은 새로운 명령이나 문구가 등장하는데, 이는 광고주들이 대중을 대상으로 전달하는 진정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알려주는 듯하다. 광고의 귀여운 상징조차도 플러드에 의해 새로운 메시지를 담은 조각으로 변형되고, 거대 패스트푸드 기업의 햄버거는 '빌어먹을 버거'가 되며, M&M 캔디맨은 우리에게 '성관계를 가지라'고 지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