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s la plantation Marc Padeu

페레스프로젝트는 마크 파듀(1990년 카메룬 멜롱)가 갤러리와 함께하는 두 번째 개인전이자 밀라노 공간에서 여는 첫 번째 개인전인 ≪농장 안에서(Dans la plantation)≫를 개최한다.

마크 파듀는 신작을 통해 카메룬의 농업 지역을 회화적으로 탐구하는데, 카메룬의 은좀베-펜자(Njombé-Penja)의 바나나 농장에서 시작해 야운데(Yaoundé)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카카오 농장으로 우리를 이끈다. 유럽 회화의 거장들에 대한 애호와 작품에 대한 그의 개인적 접근법에 영향받아, 마크 파듀는 재연과 사진을 기반으로 일상을 승화한 연작을 구성한다.

마크 파듀는 전 세계적으로 소비되는 상품의 그늘에 가려진 사람들을 전면에 내세우지만, 그들이 일하는 장면을 묘사하지는 않는다. 대신 작가는 휴식과 친목의 순간을 공유한다. 작품의 배경은 다르지만, 대화하는 연인들과 사람들이 등장하는 장면은 그의 초기작을 연상케 한다. 파듀의 손길 아래 파종, 경작, 재배, 수확이 이루어지는 농장은 삶에 대한 은유가 된다. 계절마다 농장에서의 작업은 삶의 주기를 반영한다. 한 작품에서 다른 작품으로 이어지는 파듀의 모든 작품은 삶의 흐름에 대한 탐구를 드러내며, 파듀는 식물 표본(herbarium)으로 보존된 카카오 잎처럼 존재의 소중한 순간을 수집하고 보관한다.

역사에 열정이 있는 마크 파듀는 기록자이다. 서술은 각 작품의 이야기를 담은 그의 작업에서 핵심적이다. ≪농장 안에서≫에서는 캔버스의 한계를 확장하고 구상을 전개하기 위해 동일한 장면을 다른 각도에서 묘사하기도 한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업하는 작가는 직접 본 장면들과 장소를 세심하게 재현한 사진을 사용한다. 이 과정은 작품의 독특한 구성에서도 보이듯, 단순히 기억력을 보조하는 것을 넘어 사진과 같은 사실적인 표현력을 부여한다. 그의 작품은 비록 재구성되었지만 자연스러움을 발산하며, 작품들이 한데 모여 연대감과 친밀감을 자아내는 스냅사진 앨범을 떠올리게 한다.

예리한 관찰자인 마크 파듀는 자연주의적 관점에서 회화에 접근하며, 강렬하고 매혹적인 색채 조합으로 이러한 특성을 강화하고, 때로는 전복시킨다. 캔버스를 가득 채우는 무지갯빛의 잎은 인상파의 색채 사용 방식에서 영감을 받았다. 전보다 커진 회화는 풍속화보다 역사화를 연상시키며, 단순한 순간을 우리의 개인적이고 친숙한 삶 속에서도 주목할 만한 순간으로 변화시킨다. 그 순간은 보기 드문, 매우 뚜렷한 강렬함을 발산한다. 파듀가 묘사한 카카오 열매의 껍질들이 고유한 형태와 색을 가진 것처럼, 정지된 화면에 담긴 익숙한 순간은 모두 각자의 색과 의미를 내포한다. 

파듀는 본인이 조사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한 기록적인 접근법과 수 세기에 걸친 조형 실험에 대한 자신의 심도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현대 카메룬의 평범한 삶의 면면을 자신의 작품을 통해 공유된 미술사에 확고히 뿌리를 내리도록 만든다. 단란함과 나눔을 보여주는 작가의 대형 캔버스는 카메룬의 농장 너머로 울려 퍼지는 일상의 파편들을 확대한다.

글: 클레어 클레어 뒤크레송-보에(Claire Ducresson-Boët)

이 전시는 마크 파듀가 페레스프로젝트와 함께하는 두 번째 개인전이자 밀라노 공간에서의 첫 개인전이다. 그는 카메룬 두알라의 두알라 아트 현대미술센터(Doual’art – Centre d’art contemporain, 2018)에서 개인전, 카메룬 야운데의 국립현대미술관(Galerie Nationale d’Art Contemporain de Yaoundé, 2018), 야운대 국립박물관(Musée National de Yaoundé, 2017)과 같은 유수 기관 전시에 단체전으로 참여했다.. 이외에도 런던의 크롬웰 플레이스(Cromwell Place, 2022), 런던 잭 벨 갤러리(Jack Bell Gallery, 2021, 2020),  페레스프로젝트 베를린(2019)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그는 현재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케이프타운에 위치한 자이츠 아프리카 현대미술관(Zeitz Museum of Contemporary Art Africa)의 단체전에 참여 중이다. 그의 작품은 최근 캐나다 토론토 온타리오 미술관(Art Gallery of Ontario)에 영구 소장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