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ght Soil Brent Wadden

Press release

페레스프로젝트는 브렌트 웨든(Brent Wadden, 1979년 캐나다 노바스코샤 출생)이 갤러리와 함께하는 다섯 번째 전시이자 밀라노에서의 첫 개인전을 개최한다.

 

사람이 없는 세상을 상상하는 데는 큰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 한밤중에 나가서 야간 근무자와 주간 근무자가 바뀌기 전, 도시의 길모퉁이를 방문하기만 하면 된다. 오스트리아인 토마스 글라비니치(Thomas Glavinic)가 쓴 소설  「아무도 없는 빈」(2006)에서는 극한의 사고 실험을 보여준다. 이 세상에 혼자인 채로 깨어나는, '나는 전설이다(I am Legend)’ 시나리오 같은 상황에서 주인공은 거의 이성을 잃을 지경에 처한다. 그는 평안을 찾고, 실제로 자신이 혼자인지 확인하기 위해 야간 녹음을 준비한다. 우리 모두가 남기는 흔적, 쓰레기, 배설물 등은 어쩌면 우리가 이 세상을 서로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른 이들에게 알리는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다.

 

브렌트 웨든은 나와 비슷하게, 어쩌면 조금 더 이른 시기인 2007년쯤 베를린에 나타났다. 베를린은 그 당시 지금보다도 훨씬 더 많은 빈 땅이 있었을지언정, 결코 텅 빈 도시는 아니었다. 과거와 현재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지만 여전히 빈 캔버스처럼 느껴졌다. 여느 대도시와 마찬가지로, 이 도시는 새로 도착한 사람들로부터 기존의 사회적, 문화적 속박을 제거해내는 데 능했다. 웨든의 경우는 캐나다의 케이프 브레턴 섬이었다. 몇 년 전부터 캐나다 이 지역을 대서양 건너편에 분리되어 있는 내 조국 아일랜드의 일부로 생각해오곤 했다.

 

그리고 이런 기원이 중요한 점은, 게일족(Gaelic) 노동 계층의 '켈트적인 것(Celticness)'이 작가의 끊임없는 헌신으로 다른 사람과 다른 그만의 작업을 만들도록 한 것이다. 고된 작업이기 때문에 사실상 노동 현장이다. 그는 오랫동안 직조 방식을 사용해왔다. 일시적인 선호에서 비롯된 게 아닌 직조가 조직적이고 끈질기며 헌신적인 노동 원칙을 가진 일터에서의 마음이나 사고 방식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분명한 느낌을 준다. 즉, 직업 윤리에 관한 것이다.

 

작업이란 반복하고 개선하고 다듬는 것이지만, 지금 거의 바로 알아볼 수 있는 웨든 작품의 기하학적 구조는 제임스 조이스가 말하는 실수, 새로운 발견의 현장이다. 작가의 작업 방식은 끊임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그의 직조기에서 표현되는 모든 오류가 작품 표면에서 이점으로 승화된다.

 

웨든이 사용하는 많은 재료의 출처 또한 이러한 격상을, 자신의 작업과 작품에 대한 그의 개념의 놀라운 변화를 보여준다. 즉, 절약이라고 말할 수 있을 법한 경제적 유예를 통해 광범위한 직물과 재료의 수집을 이루게 된 것을 보여준다. 그는 수많은 부지 매각, 집 정리, 벼룩시장 등에서 재료를 비축해 왔다. 이 덕에 그는 스튜디오 작업을 지속하고, 그가 최근 나와 나눈 대화에서 설명했듯, 주어진 색상을 소진될 때까지 선택하고 탐구할 수 있게 되었다.

 

하나의 생각을 곱씹는 것도 이 과정의 일부다. 음악과 노래의 초안을 작성할 때 시인이 단어를 쓰고 지우는 것처럼, 프레임 안에 잡힌 평면의 시야를 확장하고 추상화하기 위해 직조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프레임 안에는 무엇이 남을까? 아마도 우리 모두의 흔적, 그것이 무엇이든 아침이 되면 사라졌으면 하는 것들일 것이다. 선의 망토 아래, 디지털 출입구의 전망. 열리는 화면과 작업의 손자국.

                                                           

—존 홀텐(John Holten)

 

본 전시는 페레스프로젝트와 함께하는 브렌트 웨든의 다섯 번째 전시이다. 최근 로스앤젤레스 페이스(Pace, 2023), 뉴욕 미첼 이네스 앤 내쉬(Mitchell- Innes & Nash, 2023), 서울 페이스(Pace, 2022), 파리 알민 레쉬(Almine Rech, 2022), 페레스프로젝트 베를린(Peres Projects, 2021), 제네바 페이스(Pace, 2021), 브뤼셀 알민 레쉬(Almine Rech, 2019)와 킴벌리 필립스(Kimberly Phillips)가 기획한 밴쿠버 현대미술관(Contemporary Art Gallery, 2018)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이 외에도 베이징 X 뮤지엄(X Museum, 2023), 미국 팜 비치 페이스(Pace, 2023), 베를린 헝가리 문화센터(Collegium Hungaricum, 2023), 런던 화이트채플 갤러리(Whitechapel Gallery, 2021), 마이애미 루벨 뮤지엄(Rubell Museum, 2017), 일본 군마현립근대미술관(the Museum of Modern Art, Gunma, 2017)을 포함한 다양한 그룹전에 참여했다. 그의 작품은 마이애미 루벨 뮤지엄(Rubell Museum), 로스앤젤레스 마르시아노 미술관(Marciano Art Foundation), 파리 모엣 헤네시·루이 비통 재단(LVMH Foundation), 타구치 컬렉션(Taguchi Art Collection), 일본 군마현립근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 Gunma) 등에 소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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