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ypnosis Dylan Solomon Kraus
페레스프로젝트는 갤러리 위켄드(Gallery Weekend) 베를린과 함께하는 딜런 솔로몬 크라우스(Dylan Solomon Kraus, 1987년생 미국 오하이오 주)의 개인전 ≪ExHypnosis≫을 4월 28일부터 6월 16일까지 개최한다.
최면이 사람들과 세상을 자동 기술적이며 사고하지 않게 만드는 방식이라면, 외부 최면(ExHypnosis)은 새롭게 영위한 주체성에 해당하는 각성 상태의 충격을 의미한다. 크라우스의 그림에 등장하는 유물, 동물, 천체는 커튼을 젖힌 듯이 관람자의 시선에 들어온다. 단지 하나의 상징이었던 것은 살아있는 언어가 되며, 하늘에 떠 있는 12개 별자리인 황도 12궁의 풍부한 동물들로 변한다.
크라우스의 그림은 색다르게 바라보는 방식을 시사하는데, 이는 곧 환경에 관한 다른 방식을 암시한다. 그의 그림은 처음에는 초자연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거주하는 세상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헤르쿨라네움과 폼페이 같은 고대 로마의 폐허를 암시하는 배, 해, 달, 말은 모두 신화의 무기력증에서 벗어난 것으로, 우리의 세상과 닮은 세상의 차원을 그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습관적인 인식의 희미한 그늘을 걷어내고 나면 작품의 모든 곳에서 일종의 신호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그 속에 항상 속해 있었지만 깨닫지 못했던 숨겨진 서사를 불러 일으킨다.
크라우스의 몽환적인 풍경은 외광파(en plein air)의 시각보다는 붐비는 버스에서 갑작스럽게 마주한 신의 계시처럼 직통하는, 낯선 시간의 분열을 다룬다. 그 예시로, 크라우스는 하루 중 다른 시간들의 반지름 모양 경로를 배치하는 중요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작가는 해와 달 같이 자주 회자되는 모티프를 이용해 시간을 어떤 의미와도 차별화한다. 조금 전에 유효했던 스펙트럼적인 직관이 바로 잠시 후에는 세상의 불연속적인 순서를 뛰어넘어서 별개의 현실을 보여주는 타로 카드들을 펼치지 못하는 것이다.
≪ExHypnosis≫를 통해 색에 대한 크라우스의 시선은 시공간적 관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의 비선형적인 재고를 가능하게 한다. 색에 관한 그의 강조는 고대에서 보았던 빛을 되살리며, 그 새로운 감각은 화면을 뒤덮는다. 색을 통해 우리는 초자연적인 측면이 있지만, 철저히 현실에 기반을 둔 지평으로 도달한다. 그 곳에서 하늘은 하루 중 특정한 시간에만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색으로 가득 차고 있다. 마찬가지로 말과 말을 탄 사람이 도시를 등지고 나와 떠나 가는 모습은 우리가 사람의 거리감을 측정하여 감정적으로 시간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모호하게 시사한다.
크라우스가 가장 좋아하는 모티프는 새, 나비, 달로 구성된 세 쌍이다. 이 모티프들은 공간만큼 시간을 내포하고 있는데, 그들은 다른 대상들을 하나의 실행 불가능한 구상화로 빠뜨리는 무한한 거리감과 상상력을 함축한다. 하지만 크라우스가 보여주는 대상, 인물과 동물상, 장소의 전우주적인 판테온과 그를 통해 설립된 사전은 일상의 인식에서 빌려온 미묘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새를 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아리스토텔레스 이후로 이 개념은 어떻게 변화했는가? 크라우스는 애매하게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제비를 본 경험에서 근본적인 본질을 확인했다. 그의 상이 일상적인 환경의 영구적인 확실성으로 생략된다는 점에 주목하면, 익숙한 현실은 반복되는 계절로 엮인 신비한 태피스트리 같이 숨겨진 알레고리를 암시하게 된다.
크라우스는 애니미즘적이고 지속하는 상을 사용하여 반복적인 태도로 현실을 재창조하면서, 역사를 초월하는 시간과 합일된 세계를 구성한다. 색을 통해, 환영적인 상상을 통해서만 닿을 수 있는 직관적인 시간이 하나의 풍경이 되면서, 어슴푸레하게 보이는 영토의 지표와 지형은 넓게 트인 미지의 영역으로 구현된다. 하지만 크라우스의 그림은 보다 더 직접적으로 친근한 무언가, 너무 산만하여 제대로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을 시사한다. 그것은 시간을 실제적이고 관성적인 것에 반하는 것으로 보는 그의 단호한 태도이다. 그에게 시간은 가련하고 고정된 모든 것들을 마비시키는 한 가닥 빛을 내뿜는 보석의 표현이며, 관람자를 외부 최면의 상태로 이끄는 그노시스*(Gnostic)적 소환자로 기능한다.
* 고대 그리스 말기, 헬레니즘 시대에 나타난 신에 대한 종교적 인식, 초감각적인 신과의 융합을 체험하게 하는 신비적 직관이나 종교적 인식을 이르는 말이다.
- 제프리 그룬타너(Jeffrey Grunthaner)
이번 전시는 딜런 솔로몬 크라우스가 페레스프로젝트와 함께하는 세 번째 전시이자 베를린에서의 첫 전시이다. 그의 최근 개인전으로는 페레스프로젝트 서울에서의 ≪the inevitability of alignment≫과 런던 알민 레쉬 (Almine Rech) 갤러리에서의 ≪Spotlight: Dylan Kraus’ Corvus Cornix≫, 페레스프로젝트 밀라노에서의 ≪Holy Unrest≫, 런던 매머드 (Mamoth) 갤러리에서 ≪That Which Reveals Itself to Those It May Concern≫, 뉴욕 엔트런스 갤러리에서의 ≪Dylan Kraus: The Shining≫가 있다. 또한 유로파 (Europa) 갤러리에서의 ≪Moonflower≫, 트램스 (Tramps) 갤러리에서의 ≪Everything is Personal≫, 잭 헨리 (Jack Hanley) 갤러리에서의 ≪Horology≫ 등 뉴욕에서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해 왔다. 현재는 프랑스 니스의 호프만 말러 발렌버그(Hoffmann Maler Wallenberg)의 그룹전인 ≪La saison creuse≫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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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ri Radda, Émergent Magazine, May 23,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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